2026년 5월 12일 화요일

졸업 후 갈 곳 없는 뇌병변 장애인···관내 정원 44명뿐

[연속기획①]졸업 이후 멈춘 돌봄···중증 뇌병변 장애인의 현실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갈 곳이 거의 없어요. 사실상 지역사회 안에서 돌봄 공백이 생기는 셈이에요.”

2001년 하계동에 개교한 서울정민학교에서는 해마다 15명 정도의 중증 뇌병변 장애인이 졸업한다.

이들은 뇌성마비, 뇌졸중, 뇌 손상 등 뇌의 기질적 손상으로 인해 걷고 움직이고 말하는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는다.

이들은 대부분 노원구나 그 인근에 살고 있다. 문제는 졸업 이후다.

삽화=생성형 AI(ChatGPT) 제작

학령기 동안 유지되던 돌봄 체계가 끊기지만 이들을 이어받을 지역 시설은 턱없이 모자란다.

매년 15명씩 졸업하는데···

노원구에는 현재 비전꿈터(정원 15명·최대 이용 5년)를 비롯해 오뚜기주간보호(11명), 하계장애인주간활동(정원 10명·최대 3년), 시립뇌성마비복지관(4명), 시립북부장애인복지관(4명·최대 5년) 등 수용 가능 인원이 44명에 불과하다.

중증 뇌병변 장애인을 돌보고 있는 서모 씨는 “졸업 후 갈 곳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하루 종일 집에서 TV를 시청하거나 마트나 복지관을 떠돌고 있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뇌병변 장애인은 사실상 24시간 돌봄이 필요하다. 학령기에도 부모나 도우미가 통학을 돕고 학교 인근에서 대기한다.

학교 활동을 통해 장애인 본인도, 돌보는 부모도 최소한의 활동 기회가 된다.

하지만 학교 과정을 모두 마치고 나면 갈 곳이 없어지고 만다. 관내 뇌병변 장애인 복지관은 이미 꽉 차서 아무리 대기해도 순서가 돌아오지 않는다.

타구 시설 찾아···콜택시는 언제 오나?

알음알음 다른 지역 센터를 찾아 이용해도 어려움은 이어진다. 이동에 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멀리 이동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차가 막히는 날에는 장애인 콜택시를 한 시간 넘게 기다리기도 한다.

“발달장애와는 달라요. 그들은 최소한의 경제활동을 하기도 하고 상대적으로 사람의 손이 덜 필요해요. 하지만 지금 대부분의 센터들은 이들 위주로 운영되고 있어요.”

서 씨는 발달장애인 센터에는 정원에 여유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이 가운데 일부를 뇌병변 센터로 전환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의료인력·특장차 배치돼야

중증 뇌병변장애인은 위루관을 달고 있거나 석션, 도뇨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들을 위한 간호사가 배치돼야 한다.

또 누운 자세로 거동 자체가 어려운 와상이 대부분이어서 개별 신체 특성에 맞는 자세 유지 기구가 필요하다.

서 씨는 “뇌병변 장애인들은 이동시 현실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장애인콜택시밖에 없는데 상황에 따라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며 “센터마다 휠체어가 직접 탈 수 있는 특장차가 도입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음 회에서는 노원구 시설 부족으로 타지역 센터를 이용하는 가족의 하루를 따라가 본다.

강봉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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