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②] 졸업 이후 멈춘 돌봄···중증 뇌병변 장애인의 현실
상철이(가명)는 하루 종일 누워 지낸다. 2000년에 1.7kg 미숙아로 태어났다. 의료 기술의 도움으 목숨은 건졌지만 뇌병변 장애를 갖게 됐다.
“하루 종일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해요. 몇 시간만 지나면 가래가 차고 숨이 가빠져요.”
뇌병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대부분 폐가 좋지 않다. 하루 종일 누워 있다 보면 가래가 차는 일이 흔하다.
엄마 이영미 씨(가명)는 최근 들어서야 아이를 따로 눕히고 있다며 오히려 미안해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상철이가 입원을 했다. 아이가 입원을 하면 엄마는 같이 병원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장애 활동 보조도 간병인도 도움을 받기 어렵다.
“퇴원을 하는 날, 제가 쓰러졌어요. 불편한 환경에서 밤새 간병을 하다 보니 완전히 탈진 상태가 된 거예요.”
엄마가 살아야 아이도 산다
영미 씨는 다양한 검사를 받았지만 아무런 진단이 나오지 않았다. 본인은 굉장히 힘든데 모든 수치는 정상이었다.
이후 20년간 끼고 자던 아이를 따로 눕히기 시작했다. 엄마가 살아야 아이도 산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만큼 아빠와 가족들이 부담을 나누어 지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 간다는 것은 그만큼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에요. 갈 데가 없으면 하루 종일 누워있어야 해요. 그만큼 관절도 굳고 가래도 차는 거예요.”
뇌병변 장애인들은 학교 과정이 끝나면 급격히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집에서 아무리 운동을 시킨다 해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갈 곳이 마땅치 않다.
노원구에는 뇌병변 장애인이 상대적으로 많지만 수용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어렸을 때 정민학교 때문에 뇌병변 장애아들이 많이 이사 와요. 그런데 졸업 후 갈 곳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아요. 그래서 다른 지역으로 가는 수밖에 없어요.”
노원에 없으니 도봉까지 가야
상철이는 전공과정 졸업 후 도봉구에 있는 지앤지주간보호센터로 다니고 있다. 문제는 이동의 어려움이다.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장애인 콜택시밖에 없어요. 그런데 예약은 정해진 시간에만 이용할 수 있어요. 눈·비가 내리는 날에는 길이 막히면 한두 시간 기다리는 일은 흔해요.”
예약이 되면 조금 오래 걸려도 시간 돼서 나가면 된다. 예약이 안 되면 다 챙기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뇌병변 장애인들에게 가래가 차거나 화장실에 가야 하는 일은 예고 없이 생긴다. 그런 일이 동시에 일어나면 엄마들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장애 활동 보조도 더 구하기 어렵죠. 아이는 커가는데 엄마는 늙어가고 있잖아요. 번아웃이 오지 않을 수 없어요.”
콜택시 기다리다 한두 시간 ‘아찔’
장애인 콜택시 수가 너무 적다. 이동이 많은 시간에만 밀릴 뿐 대부분 시간 이용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늘리기 어렵다는 주장이 있어 왔다.
“운영 방식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아요. 지금은 콜 받은 숫자만큼 인센티브를 주기 때문에 먼 거리를 잘 안 가려고 해요.”
장애 시설이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하는 이유다.
“장애도 다양한 종류가 있어요. 그런데 뇌병변 장애는 잘 드러나지 않아요. 그만큼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요. 시끄럽지 않다고 없는 것은 아니에요. 아무리 작아도 우리 목소리를 잘 들어주면 좋겠어요.”
강봉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