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31일 금요일

개발자 이야기(1) : 제임스 다이슨(Sir James Dyson)

과학관이 담은 세상 – 유만선 서울시립과학관장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 ‘날개 없는 선풍기’ 등을 모르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것이다.

그는 1947년 영국 동부에 있는 노퍽(Norfolk)이라는 농촌 마을에서 태어났다. 주변에는 광활한 밀밭이 펼쳐져 있고 호수와 강 그리고 습지가 발달해 있었다. 평탄하게 펼쳐진 땅과 널찍한 호수, 이러한 자연환경 속에서 다이슨은 너무나도 당연하게 달리기와 수영 등을 즐겼다. 예술 활동에도 소질이 있어서 바순을 불고, 연극 활동에도 참여했다.

다양한 기술 제품들을 직접 발명한 것을 보며 다이슨이 공학을 전공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는 왕립예술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했다.

불편함 극복···가치 있는 디자인

그는 지도교수나 선배 디자이너들로부터 인정받아야만 좋은 디자인이 되는 것일까에 대해 고민했다. 결국 사람들의 불편함을 기술적으로 극복해서 시장에서 선택을 받는 디자인이야말로 진정 ‘가치 있는’ 디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것이 그가 ‘어쩌다 공학자’가 된 이유이다.

대학을 졸업한 그는 회사 로토크에서 일하던 시기에 창업자 제레미 프라이로부터 경험적 지식의 중요성을 배웠다.

“작업장이 어디 있는지 알지? 지금 곧장 가서 만들어 봐.” “용접기를 가져다가 직접 해 봐.”

이러한 말들을 듣고 직접 해보면서, 그는 아무도 해보지 않은 길을 가는 데에는 어떠한 공식이나 매뉴얼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곳에서 그는 연안에 정박이 쉽고, 자동차와 같은 무거운 짐을 싣고도 최소한의 물의 저항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신개념 선박인 ‘시트럭(sea truck)’을 8번의 시제품 제작 만에 개발했다.

널빤지를 보트에 달고 몰아보기도 하고, 용접을 배우고,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을 직접 가공하면서 이뤄낸 결실이었다.

5천여 시제품 끝···먼지봉투 없는 청소기

어느 날, 다이슨은 진공청소기로 거실을 청소하다가 청소기의 흡입력이 빠르게 약해지는 것을 발견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먼지봉투’였다.

당시 진공청소기에는 흡입된 먼지들을 걸러내는 먼지봉투가 필수적으로 달려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청소기를 켜고 얼마 지나지 않아 먼지봉투의 미세한 공기구멍들을 먼지들이 막았다. 이것이 흡입력 약화의 주된 원인이었다.

먼지를 거르기 위해서는 먼지봉투가 필요한데, 먼지봉투가 있으면 흡입력이 약해지는 기술적으로 모순인 상황이었다. 다이슨은 동네 목공소 지붕에 달린 집진시설을 떠올렸다.

다이슨 청소기 시제품들
<사진 설명>제임스 다이슨이 사이클론 청소기를 개발하며 만든 5127개의 시제품 중 일부. (출처 Medium.com)

그 시설은 통의 옆쪽에서 공기를 빨아들여 빠르게 회전시키면서 무게가 있는 먼지는 통 바깥쪽으로 밀어내고, 통 위쪽 구멍으로 깨끗한 공기만 내보내는 원리였다. 이를 청소기에 적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 원리를 실제로 구현하는 데에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5127개의 시제품을 만들어 보고서야 다이슨은 먼지봉투가 없는 청소기를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다이슨은 제조업이 무너진 당시 영국에서 일본에 가전제품을 수출하는 거의 유일한 제조회사의 대표가 됐다.

수천 번 실험으로 불편 극복···깊은 울림

기존 사물에 대한 불편함을 그냥 지나쳐 버리지 않고, 남들과는 다른 기술적 접근법을 찾아내서 수천 번의 실험을 거쳐 해결하고야 마는 것. 이것이 제임스 다이슨의 인생을 함축하는 문장이다.

그리고 주어진 문명과 환경 속에서 피동적으로 살아가는 대부분의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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