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박성숙 누리동행 대표
“젊었을 때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한 분이 수지침도 놓아주고 뜸도 떠주셨어요. 덕분에 건강이 좋아졌죠. ‘이게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구나. 나도 배워서 해보자’는 생각으로 수지침 봉사단을 찾아갔어요.”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는 공릉2동 주민센터, 셋째 주에는 월계데이케어센터, 넷째 주에는 태릉해링턴 경로당··· 주말마다 마을 어디선가는 손 마사지 봉사가 열리고 있다.
언제 쉬는지 모를 박성숙 누리동행 대표를 지난 20일 안마을신문이 만났다.

“그렇게 처음 찾아간 곳이 봉사단이어서 가르쳐 주는 대신 한 달에 한 번씩은 봉사를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약속을 하고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때가 1999년이었다.
“당시 용인에 지적 장애인이나 정신질환자들이 생활하는 여성 요양시설이 있었는데 그곳으로 봉사를 갔어요. 그런데 우리가 가는 날이면 문에 붙어서 저희를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그 모습이 계속 마음에 남아 지금까지 봉사를 이어오게 됐습니다.”
8명 의기투합···누리동행 결성
2018년 수지침사 8명이 체계를 갖추고 활동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해서 출발한 것이 비영리민간단체 ‘누리동행’이다.
“처음에는 보훈대상자 등을 상대로 봉사를 시작했어요. 자체적으로 자원봉사자 양성과정을 거친 회원들과 함께 가정을 방문해서 손마사지도 하고 수지침도 놓아 드리면 마치 시골 외갓집 가는 분위기였어요.”
그렇게 시작한 자원봉사자 양성과정이 현재 18기 교육이 진행 중이다.
“초기에는 상반기, 하반기로 나누어 1년에 2기씩 배출했어요. 그런데 봉사자가 점점 줄어 요즘은 1년에 한 번씩밖에 못 하고 있어요.”
교육은 총 7회기로 손과 인체의 관계, 손 건강관리 방법, 어르신·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실습 등이 진행된다. 서금요법사와 수지침사 자격 취득과정은 별도로 진행된다.
“교육을 통해 회원으로 가입한 사람이 총 113명이에요. 이 가운데 62명은 각종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어요.”
마을 경로당에서 몽골까지
누리동행은 이외에도 노원섬김주간보호센터, 동천주간보호센터, 비전꿈터, 마포용강어르신복지관, 성북데이케어센터에서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 봉사와 별도로 지난 2023년과 2025년 두 차례 몽골에서도 봉사활동을 펼쳤다.

“외부 지원 없이 후원금과 봉사자 자부담으로 봉사활동을 가고 있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박 대표는 최근 지방의회와 행정기관이 몽골과 교류·협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며 누리동행이 민간 외교관으로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처음 시작할 때는 봉사자들에게 다양한 사회적 혜택이 있었고 학생들도 입시에서 봉사활동이 반영되기도 했어요. 그래서 부모와 함께 찾아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의무감으로 시작해도 봉사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면서 더욱 열심히 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최소한 활동비 지원 절실
하지만 입시나 학점에서 봉사활동 반영 비중이 줄면서 학생 봉사자의 참여가 크게 줄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예전에는 50대쯤 되면 봉사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일자리 사업으로 많이 흡수되는 것 같아요. 그나마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는 분들이 함께해 주고 있는데, 이분들이 빠지면 남은 봉사자가 일을 혼자 감당해야 해요. 그러면 너무 힘들어서 못하겠다는 분들이 생깁니다.”
박 대표는 신중년 사회공헌활동 사업을 지속하고, 참여자에게 교통비와 식비 수준의 최소한의 활동비를 안정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전에는 봉사자 교육생을 모집하면 보통 20명씩 왔는데, 이번 18기는 6명뿐이에요.”

박 대표는 각종 보조금 사업에 대한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금 각급 행정기관에서 하는 여러 보조금 사업에도 도전하지만 결국 서류를 잘 만드는 큰 단체 위주로 선정된다고 느낄 때 힘이 빠집니다.”
현장 중심 평가 필요
실질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지역사회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보다 행정인력과 서류작성 능력을 갖춘 큰 단체가 유리하고, 정작 지원이 필요한 작은 단체는 배제되기 쉽다는 지적이다.
박 대표는 사업의 실제 성과보다 예산 집행과 정산 서류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방식도 현장 봉사자들의 힘을 빠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좋은 마음으로 봉사하려는 사람들이 부담에 시달리지 않고, 자신의 가족과 이웃을 함께 돌볼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어요.”
강봉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