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26일 목요일

공공시설 연결 ‘행복버스’···주민에겐 그림의 떡

월계 공릉 중계 하계 순환

23개 정류장 1시간 30분

25인승 5대 20분 간격

공릉1동엔 아예 안 가

노원로엔 서지 않아

근무시간만 운행

노원구청이 오는 7월 1일부터 공공시설을 연결하는 무료 순환버스 ‘노원행복버스’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준비기간 지적돼 온 문제가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

노원구청은 마을버스와 시내버스 노선이 부족해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체육시설 등 다양한 공공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행복버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월 구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차 정류장 수보다는 이동 시간이 짧은 노선을 선호’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밝혔다. ‘마을버스와 비슷한 배차간격’과 운영의 정시성과 안정성을 중요한 서비스 요소로 꼽았다.

이에 따라 구청은 지난 3월 ‘노선조정위원회’를 거쳐 월계동, 공릉동, 은행사거리, 하계동을 잇는 1개 노선을 확정했다. 총 23개의 정류장을 지나며, 운행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30분이다. 25인승 소형버스 5대가 2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첫차는 오전 9시에 노원구민의 전당 뒤 공영주차장에서 출발하며, 막차는 오후 5시 30분에 출발해 종점 도착 기준 오후 7시까지 운행한다. 하루 총 24회 운행하며, 1대당 4~5회씩 순환한다.

행복버스는 공공시설 방문객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노원구청은 오는 30일(월) 중계근린공원에서 개통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하지만 준비과정에서 지적된 문제는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 공릉구민체육센터가 운영을 시작하면서 공릉1동 주민들이 행복버스를 타고 접근할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공릉1동에는 태릉입구역 인근에 한 번 설 뿐이다.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노원문화원 인근에는 아예 가지 않는다.

공릉구민체육센터는 특히 아침시간에 인기가 높다. 수업도 그만큼 많다. 하지만 버스는 오전 9시 이후에만 다닌다. 저녁시간에도 다니지 않는다.

화랑타운, 비선, 공릉아파트 주민들은 은행사거리 방면 노선버스를 요구해 왔다. 이번 행복버스가 그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인근 노원로에는 버스가 아예 서지 않는다. 공공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행복버스는 오직 구립 공공시설 인근에만 선다. 행복버스를 이용하려면 일단 가까운 공공시설로 가야 한다. 거주지 인근에 공공시설이 없는 사람은 애초에 이용 대상이 아니다.

공공셔틀버스 노선을 짜려다 보니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기존 버스 노선과 겹쳐서도 안 되고 공공시설이 아닌 곳에 서서도 안 된다. 그래도 주요 시설은 빠짐없이 들러야 한다. 이것 저것 고려할 것이 많다 보니 정작 수혜자는 고려 대상에서 빠지고 말았다.

버스는 한 번 출발하면 1시간 30분 동안 노원구 남부 일대를 크게 한 바퀴 돈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이 버스를 이용하는 시간은 길어야 30분이라는 의견이 많다. 가로질러 가면 20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한 시간 넘게 버스를 이용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만큼 좁은 지역을 설정해 자주 도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비선아파트 주민 A씨는 “공공버스가 운영된다고 해서 잔뜩 기대했는데 허사였다”며 “공공기관으로 가야 다음 공공기관으로 가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봉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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