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박채은 어반플레이 PD
돗가비마을 새로운 실험
“단기 행사에 그치지 않고 어반플레이가 철수한 뒤에도 주민들이 이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합니다. 많은 공릉동 주민을 만나고 고민한 끝에 주민들이 직접 프로그램과 공간 운영의 주체가 되는 방안을 구상했습니다.”
경춘선숲길 옆 돗가비마을 공동이용시설은 공릉1동 도깨비시장 인근의 저층 주거지 개선사업의 하나로 조성됐다.
주민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하는 마을공동체 거점 공간이다.
개관 이후 주민 공동체 조직이 자치공간으로 운영해 오다 중단됐다. 최근 공모를 통해 ‘어반플레이’가 오는 12월까지 운영을 맡게 됐다.
안마을신문이 지난 20일 박채은 PD를 만나 이 공간의 운영 계획에 대해 물었다.

“이 지역에는 이미 너무 많은 자원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기획한 것이 ‘이름 건 프로젝트’입니다.”
사람과 자원에 이름 붙이다
박 PD는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공릉동의 사람과 자산을 찾아 밖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릉동 주민, 동네의 역사를 알고 있는 상인 등 다양한 사람에게 이름을 붙이고 활동의 주체로 세우겠다는 구상입니다. 또 놀이터 부족이나 주차 문제, 위험한 골목길 등 주민들이 일상에서 느끼지만 공론화하지 못했던 지역 문제에도 이름을 붙이는 것입니다.”
‘이름을 건다’는 말에는 자기 이름을 내걸고 책임 있게 활동한다는 뜻도 포함된다.
“‘이름 건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대표 프로그램이 ‘이름 건 산책’이에요. 주민이 자신이 발견한 지역의 문제나 자산을 중심으로 마을 산책 코스를 만들고, 직접 사람들을 현장으로 안내해 문제의식과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어린이가 ‘공릉동에는 놀이터가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직접 안내자가 되어 놀이터가 필요한 장소를 보여주고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서로 다른 문제의식과 관심사를 가진 6개 주민 모임을 만들 계획이다.
각 모임이 매달 만나 하나씩 도슨트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하는 것이다.
주민이 공간의 주인으로
“돗가비마을 3층 공간은 주민 모임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에요. 최근 지역의 여러 거점 공간이 사라지거나 운영이 불안정해지면서 주민 모임이 이용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1층은 지역의 모임이나 상인, 창작자들이 한 달 동안 자기 이름을 걸고 직접 운영하는 공간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시, 팝업스토어, 물품 판매, 체험 행사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데요, 최소한 지역 주민을 위한 워크숍이나 참여 프로그램을 열도록 할 방침입니다.”
박 PD는 8월부터 6개 팀 또는 ‘크루’가 한 달씩 공간을 맡아 운영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커먼 카페’나 ‘커먼 바’ 사례에서 착안했어요. 한 운영자가 공간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주민 조직이 번갈아 공간을 맡으며 운영 경험을 쌓도록 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박 PD는 어반플레이가 보유한 창작자·기획자·인플루언서 등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공간 운영에 참여하는 지역 브랜드나 단체를 홍보하고, 크리에이터와 연결해 공동 콘텐츠를 제작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간 운영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은 ‘공간을 누가 이용하면 좋을지’, ‘어떤 프로그램이 필요할지’ 등을 함께 고민하는 워크숍을 열 계획입니다. 주민이 단순한 이용자로 머물지 않고 운영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려는 계획입니다.”
박채은 PD는 주민이 공간의 규칙과 운영 방식 결정에 참여해야 “이 공간은 우리의 공간”이라는 주인의식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위탁 끝나도 지속 가능한 구조로
박 PD는 방문객들이 경춘선숲길만 걷고 주변 골목과 상권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공간 운영과 별도로 정기적인 플리마켓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반플레이의 공식 위탁 기간은 올해 12월까지입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사업이 끝나고 모든 것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버리는 것입니다. 위탁 기간 동안 주민 모임과 지역 단체가 실제로 공간 운영해 보고, 사업 종료 후에도 이들이 운영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