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대표 아미 이현주의 ‘BTS가 읽은 세계문학’ 수강기
14년 차 열혈 아미에서
14차시 문학 수강생으로
| 화랑도서관에서 ‘BTS가 읽은 세계문학’이라는 주제로 14차시 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가 진행하는 이번 강좌에서는 BTS가 읽은 것으로 알려진 책 200권 가운데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어슐러 K. 르 귄의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카프카의 ‘인디언이 되려는 소망’과 질 들뢰즈의 ‘천 개의 고원’,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등을 차례로 읽는다. 나는 노원의 대표 아미로서 총 5회에 걸쳐 강의에 대한 소감을 나누려 한다. 1회 어서 와 방탄은 처음이지? 2회 웰컴 투 BTS 월드 3회 BTS가 읽은 문학의 세계 4회 노원을 찾아온 BTS 5회 BTS를 찾아간 노원, 보라합니다! |
공릉에 펼쳐진 BTS 박물관

지난 8월 14일, 화랑도서관 2층 ‘폴짝’은 2013년부터 2026년까지 14년간 출시된 BTS(방탄소년단) 싱글앨범과 공식 앨범, 멤버별 개인 앨범들을 비롯해 각양각색의 굿즈로 가득 채워졌다.
강좌의 첫날인 이날, 강의실에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수강생 50여 명이 빼곡히 들어찼다.
첫날은 본격적인 강의가 아니라 ‘우리가 BTS를 좋아하는 이유’라는 주제로 뮤직비디오를 감상하고 BTS 관련 굿즈 관람, 참가자들의 수강 계기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BTS는 대한민국 안팎에서 이미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14년 차 월드 스타이다. 아니,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고 지금도 해외에서 더 유명한 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BTS에겐 그들의 명성에 걸맞은 세계적 팬덤 ‘아미’가 있다. BTS와 아미는 서로가 ‘제8의 멤버’라고 부를 만큼 두터운 신뢰와 애정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미들은 BTS를 사랑하고 존경하고 추앙하고, BTS는 아미를 믿고 아껴주고 감사하고 사랑한다.
BTS를 버티게 한 세계관
그런데 아무리 BTS의 실력이 뛰어나고 인성과 외모가 훌륭하다고 한들, 코로나 시국 3년과 이어진 군 복무 공백기 3년을 어떻게 이처럼 완벽하게 이겨낼 수 있었을까?
전원 군 제대 후 평균 연령 30세가 된 아이돌 그룹이 복귀와 동시에 20여 개국 80회 콘서트 전석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써 내려가는 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14년 차 아미로서 그동안 BTS를 다룬 수많은 책과 영상, 강의를 접하면서 그들의 진짜 저력은 바로 ‘자신들만의 세계관’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세계관은 데뷔 때부터 깊은 인문학적 이해와 삶에 대한 고뇌를 음악 속에 진정성 있게 녹여왔기 때문에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난해한 독서···강의로 풀리다
팬들 사이에서는 200여 권의 ‘권장 도서 목록’이 있을 정도로 BTS는 깊이 있는 다독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팬심으로 시작한 BTS 권장 도서 읽기는 깊은 깨달음보다는 깊은 고뇌를 선물한다.

책 내용도 너무 난해하지만, 이를 가사와 뮤직비디오에 연계하는 해석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그런 염려는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공릉에서 만난 ‘BTS가 읽은 세계문학’ 강좌에서 이런 체증이 속 시원하게 뚫리고 있기 때문이다.
BTS의 음악 세계에 깃든 인문학적 유산을 이토록 열정적이고 다각도로 조명해 주니 고액의 한 학기 강의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래서 나는 강의를 위해 14년 동안 차곡차곡 모아둔 앨범과 굿즈를 기꺼이 꺼내어 트렁크 5개에 담아 가져왔고, 또 매 차시 전시하고 있다.
굿즈가 상하지 않을까, 분실되진 않을까 염려가 크지만, 김응교 교수님과 화랑도서관에게 감사의 보답을 하고 싶은 마음에서 용기를 내었다.
그 용기 덕분에 1차시에는 BTS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원 없이 모든 소장품을 전시했다.
강의를 신청하게 된 계기나 목적은 모두 달랐다. 하지만 기대만큼은 강렬하고 거대했다. 아마도 그동안 쌓아온 화랑도서관에 대한 신뢰와 김응교 교수님에 대한 충성심 그리고 BTS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가져온 결과라고 생각된다.
이처럼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한 아티스트를 통해 서사를 공유하며 인문학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소통의 장이 마련될 수 있다니 아미로서 정말 자부심이 흘러넘쳤다.
문학으로 다시 읽는 BTS
2차시부터 4차시까지 진행된 ‘학교 3부작’은 데뷔 초부터 BTS가 던져온 사회적 메시지와 청춘의 현실적 고민에 주목했다.
기성세대의 획일적인 틀에 저항하고 스스로의 꿈을 물었던 가사들은 세계적인 문학가 윤동주부터 올더스 헉슬리까지 다양한 문학가의 작품과 교차되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들의 문학이 훗날 BTS가 구축한 거대한 세계관의 기틀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더 깊이 새겨둘 수밖에 없었다.

공릉동 화랑도서관에서 시작된, 이 작지만 깊은 인문학의 물결은 BTS의 음악이 단순한 유행가를 넘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철학적 성찰의 통로임을 증명하고 있다.
앞으로 펼쳐질 탐방과 토론의 시간 속에서 대중문화와 인문학이 만들어낼 또 다른 울림이 기대된다.
남은 8차시가 정말이지 너무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기회가 된다면 남은 강의 가운데 한 강의라도 수강해 보시길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