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0일 화요일

“장애아 엄마들은 매일 결심하고 살아내는 사람”

다운증후군의날 기념

울림작가와 만남

“장애가 있는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고 나서야 장애아를 키우는 엄마들이 매일매일 결심을 하고 선택해서 살아내는 사람들이구나 알게 됐어요.”

지난 21일 화랑도서관(관장 김선영)에서는 세계다운증후군의날 기념으로 “다운증후군 아이가 찾아왔다”라는 책을 쓴 ‘울림’작가와 만남을 진행했다.

3월 21일은 다운인들의 특징인 21번째 염색체가 3개라는 의미를 담아 UN이 정한 세계다운인의 날이다.

이날 행사에서 울림 작가는 “임신 24주에 다운인인 것을 알았고 주변 사람들은 모두 아이를 보내주자고 했지만 나는 아이와 이미 교감을 하고 있었다”며 “저는 소리치면서 울면서 이 아이가 나오면 사랑을 할 수밖에 없을 걸이란 생각을 품고 있었다”고 밝혔다.

울림 작가는 “아이를 낳을 때만 해도 ‘나는 좋은 사람이야’라며 의기양양했다가 많이 좌절했다”며 “아이 얼굴을 들여다보며 다운증후군의 특징을 찾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내가 이렇게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나’하고 놀랐다”고 말했다.

울림 작가는 “첫째를 키우면서 나는 육아서를 많이 읽었고 ‘아이한테 좋은 것만 할 거야’라는 다짐으로 천기저귀를 쓰고 모유수유를 하고 자연주의 육아를 하며 다른 엄마들을 평가질했었다”며 “둘째를 낳고 넷플릭스 영상도 틀어주고 간편 이유식을 하고 물티슈도 쓰고 하는 나의 모습이 처음엔 정말 괴로웠다”고 말했다.

울림 작가는 “하지만 이런 모든 것을 결국 받아들이고 나니 육아가 정말 편해졌다”며 “큰 애를 키울 때 나는 좋은 엄마일 수 있으나 나쁜 사람이었고 지금의 나는 한심한 엄마일 수 있지만 훨씬 더 좋은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울림 작가는 “장애아를 키우는 엄마들은 더 좋은 치료를 제공하고 있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과 우는 아이를 억지로 치료실에 들여보내고 괴롭히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가지 죄책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며 “모든 자극과 치료들이 밑 빠진 독에 물붇기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참 키우다 보면 손톱만큼 자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봉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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