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1일 수요일

“중2 때부터 산 공릉동, 마을활동 하며 비로소 보이더군요”

인터뷰—국순혜 공릉동꿈마을여행단 대표

“마을 활동을 하면서 비로소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마을에 오래 살았어도 마을활동 전에는 동네친구도 없고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관심도 없었거든요.”

안마을신문은 지난 16일 든든한이웃 매장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국순혜 공릉동꿈마을여행단 대표를 만나 마을활동의 보람을 들었다. 국 대표는 지난해 12월 열린 꿈마을여행단 결산총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됐다.

“마을에 관심을 갖게 되니 더 자세히 보게 되고 또 마을 사람들이 하나씩 보이는 거예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마을도 그렇다”

국 대표가 꿈마을여행단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14년이다. 꿈마을여행단이 만들어지기 전에 스토리 발굴단 활동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됐다.

“발굴단 활동을 하면서 동네 구석구석 찾아다녔어요. 주민들을 만나서 물어보고 이야기 듣고 하면서 숨겨진 마을 이야기를 찾아냈어요. 그 경험이 자연스럽게 마을해설사 1기 양성과정으로 이어졌고 꿈마을여행단에 참여하게 됐어요.”

이 과정에서 평소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중2 때부터 공릉동에 살았다는 국 대표는 “매일 지나다니던 길에 ‘제일콩집’이 있는 줄을 그때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40년 전통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마을 해설을 하려면 이야깃거리가 필요하니까 더 열심히 마을을 들여다보게 됐어요.”

“어른들의 관심이 아이들을 웃게 한다”

국 대표는 마을 속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 번은 마을길을 가는데 청소년 서너 명이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었어요. 궁금했지만 오지랖으로 보일까 봐 그냥 지나쳤어요. 그런데 ‘시작된 변화’ 발표회에서 그들을 만났어요. 길바닥에 버려진 껌에 색칠하고 캐릭터를 그려서 액자에 붙여 전시회를 하고 있더라고요.”

얘기는 이어졌다.

“그런데 자기들이 작업 중에 어떤 아주머니가 무슨 활동이냐고 물어봐 주고 아이스크림까지 사주고 가셨다며 자신들의 활동이 무척 자랑스러웠다고 발표하더라고요. 그제서야 청소년들도 어른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관심을 무조건 싫어한다는 인식이 깨지는 순간이다.

“마을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알 수 없는 거예요.”

‘든든한이웃’에서 ‘되살림가게’까지

국순혜 대표의 첫 마을활동은 ‘든든한이웃’에서 시작됐다.

국순혜 대표가 지난 6일 진행된 ‘마을 걷고 떡국 먹기’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떡국을 나누어 주고 있다.

“2011년 우리 마을에 청소년센터가 들어온다는 거예요. 그런데 한 아들 친구 엄마가 우리가 가서 도와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하는 거예요. 청소년에 대해서는 센터가 잘 알겠지만 동네에 대해서는 우리가 더 잘 아니 도울 일이 있을 거라는 거예요.”

그렇게 시작한 것이 ‘든든한이웃’이다.

“봉사단은 만들었지만 딱히 무슨 활동을 해야 할 지 막막하던 차였어요. 그때 ‘아름다운 가게’활동을 하셨던 분이 계셨는데 쓰지 않는 물건을 기증 받아서 팔아보자는 의견을 내셨어요. 그래서 ‘든든한보따리’가 시작된 거예요.”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센터 2층에서 물건을 팔았다. 그렇게 일주일에 한 번씩 풀었다 접었다 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마트에 가면 바나나 박스를 주워오고 그랬어요. 그게 제일 편했거든요. 그러다가 2014년 지금의 자리에 상설 매장 ‘되살림가게’를 냈어요.”

든든한이웃이 운영하는 되살림가게 든든한보따리 매장은 매주 화·수·목·금, 주 4일 운영된다. 매일 4명이 3시간씩 2타임으로 진행한다.

도서관일촌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였다면 든든한이웃은 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을 벌였다.

국순혜 대표는 이후 반디상회, 북카페 다락, 마을과마디 등에서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그 공간들이 아쉽게도 지금은 다 없어졌다.

3. 국 대표가 지난해 8월 서울시립과학관에서 진행된 ‘한여름의 과학관’ 행사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화랑대철도공원에 있었던 반디상회는 조금 더 의미가 있었어요. 마을사람들이 봉사활동을 통해 조금이나마 수익을 낼 수 있고 또 마디상회 작가들에게는 작품을 판매할 수 있는 상설매장 역할도 했었으니까요. 무엇보다 마을활동가와 일반 주민들과 직접 만나는 거점이 되기도 했어요.”

북카페 다락과 마을과마디가 있었던 공간은 수년째 그대로 방치돼 있다.

“이젠 행정이 마을활동을 위한 공간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좋겠어요. 공간이 있어야 사람들이 모이고 또 이를 토대로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질 테니까요.”

강봉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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