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저녁, 굵은 빗방울이 화랑대 철도공원에 오다 가다를 반복했다. 하지만 우산을 든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수제맥주축제였다.
무대 위에서는 밴드 노라조가 흥겨운 노래를 쏟아내고, 객석에서는 연인끼리, 친구끼리, 가족끼리, 이웃끼리 맥주잔을 높이 들고 환호를 보냈다.

축제 마지막 날. 황가람의 공연을 앞두고 무대 앞 공간은 이미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다. 무대 진행자는 여러 자례 안전사고에 주의해 줄 것을 당부해야 했다.
사흘간 열린 노원수제맥주축제는 첫날 반복된 소나기에도 불구하고 축제의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 노원구청은 “3일간 약 12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야간운영, 선형배치
올해 축제는 오후 5시부터 시작되는 ‘야간형’으로 운영됐다. 지난해보다 하루 늘어난 사흘 동안, 밤이 깊어갈수록 더 붐볐다. 지난해 분산형 배치 대신 선형배치로 관람객들은 비교적 여유롭게 축제를 누릴 수 있었다.
공연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무대 앞에 자리 잡았고 축제 열기 속에 다양한 맥주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곳곳에 마련된 공간에서 함께했다.

비가 그친 2일차. 화랑대철도공원 입구는 몰려드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주말을 맞아 가족과 연인, 친구, 이웃끼리 물밀듯이 몰려들었다.
이번 축제에서는 체코·벨기에·독일·미국 등 7개국의 맥주와 전통 음식을 함께 누릴 수 있었다.
전국 200종 수제맥주 한자리
화랑대 축구장에 마련된 1광장에서는 200여 종의 수제맥주를 즐길 수 있는 전국 33개 브루어리 부스와 32대의 푸드트럭이 들어섰다.
무대에서는 첫날 노라조와 노브레인, 둘째 날 박미경과 체리필터, 셋째 날황가람과 코요태 등 인기 가수가 출연해 열기를 더했다.

공릉2동 축제준비위원들이 축제를 맞아 자리를 함께했다. 위원들은 돗자리에 둘러앉아 맥주와 음식을 나누며 담소를 즐겼다.
노원기차마을 앞에 마련된 제2광장에는 세계 테마존을 비롯해 나무 그늘 아래 캠맥존, 주차장 공간에 대형 에어텐트존 조성됐다. 또 바로 옆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어린이 놀이터와 물놀이장이 마련됐다.

노원 기차카페 앞에 마련된 제3광장에는 브랜드 페어와 북맥존이 열렸다. 브랜드 페어에서는 노원과 춘천의 로컬 브랜드가 다양한 수공예 작품을 선보였다.
맥주와 토크
북맥존에서 독립서점 지구불시착 김택수 대표와 김은지 시인은 즉석에서 맥주와 관련된 사연을 듣고 선물을 나눠주는 시간을 가졌다.
또 책인감 이철재 대표와 민광준 우리주민 대표는 우리나라게 술이 전래된 과정과 다양한 전통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제3광장 ‘북맥존’에서 열린 북토크. 독립서점 지구불시착 김택수 대표와 김은지 시인은 객석에서 맥주와 관련된 추억을 듣고 선물을 나누어 주었다.
제1광장과 제2광장에 마련된 대형 에어텐트는 폭우에 더욱 빛났다. 사람들은 비가 쏟아지는 동안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뜨거운 여름 밤을 즐겼다.

주차장에 마련된 대형 에어텐트는 폭우에 더욱 빛났다. 사람들은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에도 여유롭게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사흘 내내 축제를 찾았다는 공릉동 주민 A씨는 “동네에서 이런 큰 축제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며 “올해는 구성도 더 알차고 볼거리도 많아 내년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축제 현장을 찾아 관객들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강봉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