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7일 일요일

인류 문명의 원초지 그리스 땅과 바다를 찾아

파르테논 신전 앞 유수현 선생님.

유수현 지리선생님의 그리스 여행 1

6월 30일부터 7월 12일까지, 13일간 그리스를 여행할 기회를 가졌다. 은퇴했거나 자유로운 직종에 종사하는 5~60대 중심의 패키지였다. 인문학 성격이 두드러진 매력에다가, 독서모임과 성경모임에서 그리스로마 신화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작품 그리고 신약의 고린도서를 공부했었기에 –적잖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작년 가을, 길게 망설이지 않고 신청했다.

관광이 아닌, 여행이 될 수 있을까? 본토와 펠로폰네소스 반도(코린트 운하가 만들어져 현재는 사실상 섬)를 6일간 둘러본 후, 중소형 크루즈를 타고 또 4일간 에게해 해안과 섬 다섯 곳을 돌아보았다. 6회에 걸쳐 소감을 나누고자 한다.

1회: 1일차(아테네)

2회: 2일차(다프네 수도원 – 미케네 유적지) / 3일차(티린스 유적지 – 에피다우로스 유적지)

3회: 3일차(나플리오 성채) / 4일차(미스트라 – 모넴바시아) / 5일차(스파르타 박물관)

4회: 5일차(메세니아) / 6일차(올림피아 – 코린트)

5회: 7일차(미코노스) / 8일차(에페소스) / 9일차(파트모스(밧모))

6회: 10일차(로도스) / 11일차(크레타) / 12일차(산토리니)

인구 천만여 명, 아담한 나라

그리스는 우리나라보다 면적은 다소 넓지만 인구는 1000만 여명으로 아담한 규모의 나라라 할 수 있다. 올리브는 스페인에 비해 생산량은 적지만, 그리스 전 국토에 걸쳐 서로 간격을 두고 산재해 있다. 작은 이파리의 올리브 나무들이 띄엄띄엄 자리한 풍경은 조금은 황량하고 쓸쓸한 인상이다.

아테네 공항에서 아크로폴리스로 달리는 버스에 몸을 실으니 인솔 교수가 말을 연다.

“여태껏 가족과 타자를 위해 살았지만, 지금은 자기를 돌보고 보상하는 시간입니다.”

“그래, 설레임 도파민을 쭈욱 유지하면서 잘 먹고 걸으면서 폭염도 돌파하자.” 혼자 되뇌었다.

아침 8시인데도 아크로폴리스는 오르는 인파로 북새통이다. 바닥 돌이 무척 미끄러워 촬영하기가 쉽지 않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며칠 후 아테네 기온이 40도 이상 치솟아 아예 아크로폴리스를 폐쇄했다고 한다. 행운은 우리 곁에 나직이 붙어 있었다.

과학성·신비함 담은 파르테논 신전

파르테논 신전은 알쓸신잡의 아테네 편에서도 재미있게 소개되었듯이 그 건축양식이 세계문화유산 1호라 할 만큼 과학성과 신비함을 담고 있다. 16세기 오스만 제국의 포격으로 파괴된 뒤, 1975년부터 완전하게 복원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마치려면 앞으로도 수십 년이 걸린다고 한다.

시대적 건축양식이 다채롭게 배어있는 원형 극장이나 아고라 박물관도 인상적이었지만, 당대 가장 인기 있었던 헤파이스토스 신과 니케 신을 기념한 두 신전에 눈길이 오래 머문다. 기술의 발전과 평화를 담보하는 승리는 모든 아테네 시민이 염원하는 것이었다.

아테네 민주정의 황금기와 1차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이끈 페리클레스는 노예노동력을 바탕으로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을 만들면서, 델로스 동맹 체제를 아테네 해양 경찰 제국으로 전환시키다가 병사했고, 곧장 아테네는 쇠퇴하며 망했다.

포로 노예 비율이 높은 승전국 스파르타도 얼마 가지 못했다.<그리스인 이야기(앙드레 보나르) 참고> 국민 양극화가 심하면 오래가지 못한다는 사례가 아닐까?

광고

인기 기사

뉴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