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식당 봉사기
노원주민대회 청년봉사단 단장 권누리

‘노원주민대회 청년봉사단’은 지난 7월 16일,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린 ‘어린이식당 작은숲’에 참여해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청년봉사단은 반년째 노원구 곳곳에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은 지역 어린이들과 따뜻한 식탁을 함께하는 배식 봉사에 나섰다.
‘작은숲’은 한 달에 한 번, 마을 어른들이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 어린이와 청소년을 초대하는 따뜻한 만남의 자리다.
이날 메뉴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떡볶이, 김말이, 팥빙수 등 3가지. 한살림북서울노원지구, 세상을바꾸는언니들, 노원주민대회 청년봉사단 등 세 단체가 함께 준비했다.

청년봉사단에서는 청년 5명, 대학생 1명, 학교 수업을 마치고 곧장 달려온 고등학생 2명 등 총 8명이 참여했다.
봉사단은 오후 1시 30분에 모여 인사를 나눈 뒤, 간단한 설명을 듣고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이날은 특히 여러 단체에서 많은 봉사자가 함께 모인 날이어서, 우리 봉사단은 별도의 활동으로 어린이 손님들을 위한 사탕 팔찌를 준비하기로 했다.
손으로 떼는 가래떡, 손끝에 묻은 정성
조를 나누어 한쪽은 음식 준비, 다른 한쪽은 팔찌 제작을 맡아 활동을 시작했다.
음식 준비는 막 떡집에서 찐 가래떡을 손으로 떼어 통에 담는 일이었다. 참기름을 바르며 하나하나 떼어내는 동안, 따뜻한 김과 고소한 냄새가 봉사자들의 손끝과 마음을 데웠다. 음식 준비를 마친 후엔 모두가 함께 팔찌 제작에 나섰다. 아이들의 발소리가 들리자 마음은 저절로 바빠졌다. 다소 허둥대기도 했지만 정성껏 준비를 마쳤다.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하기 전, 전체 봉사자들이 다시 모여 배식, 테이블 매니저, 설거지로 역할을 분담했다. 테이블 매니저는 각 테이블 마다 배치돼 어린이 손님을 맞이해 주문을 받고, 필요한 것을 챙기며 말동무가 되어주는 역할이었다. 이 역할은 오늘 봉사를 손꼽아 기다려온 고등학생 단원들이 맡았다. ‘작은숲’이 추구하는 따뜻한 환대와 관계 맺기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역할이었다.
말동무 되어준 고등학생, 설거지 맡은 단장
필자는 설거지팀에 참여했다. 어린이 손님에게 잔반 처리 방법을 안내하고, 그릇을 받아 정리하는 역할이었다. 그릇을 내밀며 “잘 먹었습니다”하고 인사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서로가 동등하게 따뜻한 인사와 정을 주고받는 경험은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이날 메뉴는 인기가 높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약 90명의 어린이 손님이 다녀갔다고 한다.
사진 찍으며 좋아하는 모습 뿌듯
봉사 활동을 마친 뒤, 봉사자들도 함께 떡볶이를 나눠 먹고 둘러 앉아 소감을 나눴다. 사탕 팔찌를 나눠주는 역할을 했던 유룻 단원은 “어린이 손님들이 우리가 만든 걸 좋아할까 걱정했는데, 사진을 찍으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했다”고 전했다.
테이블 매니저로 활동한 송하영 단원은 “노원구에 살고 있어서 이런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승훈 공릉청소년문화정보센터장은 “어린이의 매력과 가능성을 믿는다”며 “‘작은숲’을 통해 지역 주민들이 서로 연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원주민대회’는 2019년, 대리정치, 위임정치의 한계를 넘어 ‘주민직접정치’의 열망을 모아 시작된 운동이다.
주민의 역할이 유권자에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정책과 예산결정에 개입하고 잘못된 정치를 통제하는 것을 지향한다.
청년봉사단은 주민대회에서 만난 청년들이 “지역에서 좋은 일을 함께 해보자”는 마음으로 결성한 모임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취약계층 어린이를 위한 몰래산타, 독거 어르신 반찬 배달, 쓰레기 줍기, 선풍기 세척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전에는 잠만 자던 동네였는데, 꾸준히 활동하다 보니 관심과 애착이 생겼어요.”
봉사단원들의 공통된 소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