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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보라 문학동네 2022년 6월(초판 2015년)

올해 들어 장애를 주제로 독서를 이어 오다 이 책을 만났다.
시각 장애가 있는 조승리 작가의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검은 불꽃과 빨간 폭스바겐’으로 시작된 독서가, 가와우치 아리오가 전맹 미술관람자 시라토리 겐지와 함께 예술을 관람한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와 예술을 보러 가다’로 이어지고, 이미화 작가의 ‘수어’를 통해 비장애인의 관점에서 수어와 농인 문화를 바라보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책 ‘수어’에서 이길보라 작가를 알게 됐다.
이길보라는 영화감독이자 작가로, 농인 부모를 둔 청인(비장애)이다. 코다(CODA : Children of Deaf Adults)로 불리기도 하는데, 농인 사회와 청인 사회의 경계에서 두 사회를 잇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이길보라는 농인 문화와 수어를 넘어 소수자의 처지를 대변하기도 한다.
이 책 ‘반짝이는 박수 소리’는 이길보라의 농인 부모의 삶을 통해 입술이 아닌 손으로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농인 부모와 함께 살아가며 경험한 농인의 세계, 농인 사회와 청인 사회 사이에서 자신이 겪었던 다양한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코다로서 부모를 대신해 어릴 적부터 수어를 통역해야 했던 경험, 들리지 않는 부모가 겪은 육아의 어려움, 고요한 집에서 나와 소리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던 환경, 아빠와 함께한 미국 여행에서 경험한 농인 문화와 갤러뎃대학의 환경, 다른 코다들과 협업 과정 등이 잘 소개돼 있다. 이 책은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나왔다.
이길보라 작가는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 ‘우리는 코다입니다’ ‘고통에 공감한다는 착각’ 등 다양한 책과 영화를 통해 수어를 비롯한 농인 문화를 소개하고, 두 세계를 잇는 활동을 하고 있다.
‘책인책’은 우리동네 책방 책인감 이철재 대표가 직접 소개하는 추천도서입니다.